경찰 조사를 앞두고 돌연 잠적했던 오현섭전 여수시장이 체포영장 발부 60일 만인18일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오 전 시장이 착잡한 표정 으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홍진환 기자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15분경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북관 특수수사과에 나왔다.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에서 내린 오 전 시장은 회색 재킷에 운동화 차림이었으며 오랜 도피 생활에 지친 듯 초췌한 표정이었다. 그는 북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수 시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실대로 다 규명하고 시민들에게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16일 자신의 심경과 함께 오늘(18일) 자진 출두하겠다는 뜻을 담은 A4용지 8쪽 분량의 자필 편지를 특수수사과에 보내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2009년 4월경 자신의 측근인 전 여수시 국장 김모 씨(59·여·구속)를 통해 여수시에서 발주한 야간경관조명사업 시공업체로부터 2억6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그는 김 씨에게 해외로 도피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받은 2억6000만 원 중 1억6000만 원은 지역 언론 관리 및 선거운동원 활동비에 사용했으며, 나머지 1억 원은 중국으로 도피한 또 다른 측근인 주모 씨(67)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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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오 전 시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범인 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전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