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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경기 비디오 보면서 축구공부 머리 복잡할땐 훈련 또 훈련”

입력 | 2010-08-13 03:00:00

A매치 데뷔전서 골 신고 윤빛가람




“처음 경기장에 몸 풀러 나왔을 땐 꿈꾸듯 멍한 기분이었어요.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박주영 선배(모나코)와 슈팅 연습을 하고 박지성 선배(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패스를 주고받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11일 축구 대표팀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직후 그의 이름은 데뷔전을 치른 조광래 감독보다 더 많이 등장했다. 그는 “훈련 땐 긴장됐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관중이 이름 부르는 소리까지 들렸다”며 “대표팀 선배들의 장점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오래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전 선제골을 뽑으며 활약한 20세 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사진) 얘기다.

축구 전문가들은 경기가 끝난 뒤 “원래 재능 있는 선수였지만 이젠 그 잠재력이 폭발했다.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본보는 4명의 축구 전문가(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 한준희 KBS 해설위원, 박문성 SBS 해설위원 )로부터 질문을 받아 그와 인터뷰했다.

―17세 이하 대표 시절(박 감독은 당시 감독으로 윤빛가람을 지도했다)부터 축구를 잘 이해했다. 평소 축구 관련 공부를 어떻게 해 왔나.

“경기 장면을 찍은 비디오를 여러 번 돌려 본다. 플레이가 좋지 않았던 경기 위주로 본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 방법을 찾을 때까지 다시 본다. 축구 관련 책이나 영상물도 자주 보는 편이다.”

―구자철(제주)과 포지션도 겹치고 나이도 비슷해 라이벌이라 부를 만하다. 서로 장단점을 평가한다면….

“자철이 형은 노련하다. 수비 압박이 심해도 스스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다. 반면 난 논스톱 패스와 넓은 시야가 장점이다.”

―축구 선수로 장기적인 목표는….

“다가오는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것이다.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처럼 패스가 좋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은 완성형 선수가 되고 싶다. 해외에서 뛸 기회가 생긴다면 스페인이 가장 잘 맞을 것 같다.”

―축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축구 지능이다. 프로 선수라면 스피드와 힘 등은 어느 정도 갖췄다. 전술 이해, 상황 판단 능력 등은 머리에서 나온다.”

―도민구단 선수가 대표선수로 활약을 펼쳤다. K리그 작은 구단 선수들의 역할 모델이라 부를 만한데….

“사람 일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웃음)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부진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프로에 갈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 머리가 복잡할 땐 훈련이 정답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은 빠른 패스와 한 박자 빠른 슈팅이다. 공격 시 느린 수비 전환 등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역시 박지성 선배다. 큰 경기 경험이 많아서인지 눈빛에 여유가 넘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 많이 배웠다. 다음엔 좀 더 편하게 다가서고 싶다.(웃음)”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