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어게인 2006… 이번에도”, 이-“막판 세몰이… 이번만큼은”
4년 전 12표차로 류현진 MVP에
하지만 그의 앞에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투수 류현진(한화)이 있었다. 류현진은 다승(18승) 평균자책(2.23) 탈삼진(204개) 1위에 오르며 ‘국보 투수’ 선동열(삼성 감독)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해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류현진은 12표 차로 이대호를 누르고 MVP에 선정됐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류현진이 앞길을 막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2경기에 나와 15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팀 전력이 강했다면 2, 3승쯤은 더 거뒀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평균자책은 1.63밖에 되지 않고 삼진은 벌써 171개나 잡았다. 세 부문 모두 선두다. 특히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시즌 마지막까지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간다면 MVP는 또 류현진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는 한국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나온 적이 없는 대기록이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가 진짜 잘 던지는지 판단하는 척도가 평균자책과 퀄리티 스타트다. 20승은 모르겠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앞으로 6, 7차례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대호에게도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사실상 가을잔치가 물 건너간 한화와 달리 롯데는 5위 KIA에 4경기 차로 앞서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MVP를 뽑는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실시한다.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막판 세몰이를 할 수 있다. 이대호는 “개인 성적은 의식하지 않고 팀만 보고 뛰고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렇긴 해도 롯데의 성적이 좋아질수록 이대호가 프리미엄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둘의 MVP 대결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시즌 둘의 상대 전적에서는 18타수 5안타(1홈런 포함) 7삼진으로 류현진이 다소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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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