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만나야” 내부반박도
8·8개각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적잖은 비판이 쏟아지자 이달 중순 이후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박 진영 일각에선 아예 “지금 두 사람이 만나서 뭐 하느냐”는 회동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 출신의 한 친박계 의원은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대부분이 이번 개각 내용이 한쪽으로 쏠렸고 (친박계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실익이 없을 회동이라면 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의 친박계 현기환 의원도 “소통을 위해서 두 분이 만나긴 해야겠지만 이미 개각까지 다 마친 마당에 무슨 할 얘기가 더 있겠느냐”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개각에 대한 불만과 회동 무용론은 일부 의원들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 친박계 전체의 의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개각 내용에 대한 친박계 일부의 불만에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부 친박 의원들의 반응이 정말로 박 전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의원이 내각에 들어오면서 과연 박 전 대표와 상의를 안 했겠느냐”며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잘 모르는 인사들이 강하게 의견을 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