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등 가뭄에 수확 급감… 국제 곡물값 급등 우려
세계 3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최근 극심한 가뭄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말까지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을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해 국제 곡물가격을 상당히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5일 각료회의에서 “국내 식품가격 급등을 막고 내년을 대비해 식량을 비축해야 한다”며 “비록 러시아의 현재 곡물재고량은 충분하지만 수출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출 금지 조치는 이달 15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고 러시아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수출금지령은 최근 러시아에 130년 만의 폭염과 가뭄이 찾아오면서 곡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러시아를 비롯해 지구촌에 불어 닥친 이상기후 현상으로 7월 한 달간 국제 밀 가격은 42%나 급등해 월간 기준으로 5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는 동시다발적 산불로 ‘국가적 재난’ 상태에 빠져 있어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농경지가 더 유실될 우려가 크다.
지난해 1억 t의 곡물을 생산한 러시아는 올해 생산량이 7000만∼7500만 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에서 “밀 가격의 상승은 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의 소매가격 인상도 유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