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처방 약발없는 까닭은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상생협력 점검회의’, ‘상생협력 간담회’ 등 대책회의를 자주 열었다. 대기업 총수나 경제단체장, 중소기업인이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기업을 압박하기는 했지만 정책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생협력을 잘하는 기업이나 기업인에게 표창을 주거나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들이 개별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 위주라 근본적인 ‘환경 변화’는 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지식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7개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시행계획’도 수출납품대금 현금결제 보증제도, 인력 및 재훈련 지원 등 지원 프로그램 위주로 돼 있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책이 일관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등 배후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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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중소기업계는 협상력이 약한 개별 중소기업 대신 조합 등이 원청업체와 납품단가 협상을 벌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하지만 공정위는 “담합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장우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은 “지금까지의 정책이 대기업에서 뭔가를 빼앗아 중소기업에 주는 식으로 돼 있어 실천이 어렵다”며 “창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