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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팬텀 씨]Q: 야외무대서 춤출때 힘든 점 어떻게 극복하나

입력 | 2010-07-22 03:00:00


― 야외에서 발레공연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돌거나 뛰는 동작이 많던데, 전문 공연장에 비해 춤추기 힘든 점은 없을까요? (민수민·25·경남 창원시 월영동)

A: 완충바닥재 깔아 부상 줄이고 도약 쉽게

야외무대는 춤을 추기에 최적의 조건은 아닙니다. 바람이 불면 턴(Turn)을 할 때 균형을 잡기 힘들고, 혹시라도 비가 오거나 무대에 습기가 차면 미끄러질 확률도 높기 때문이죠. 게다가 실내보다는 분위기가 산만하기 때문에 무용수가 집중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바닥의 작은 흠이나 균열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무용 전용극장이 아닌 곳에서 발레공연을 할 때는 ‘스프렁(sprung) 플로어’를 깔고 그 위에 고무로 된 댄스 플로어를 따로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회성일 때가 많은 야외공연에서 일일이 이렇게 하기란 쉽지 않죠.

스프렁 플로어는 ‘용수철이 든 바닥’이라는 의미로, 얇은 두 나무판 사이에 스펀지 같은 완충제를 넣어 만듭니다. 탄력이 있어 무릎과 발목 부상을 줄일 수 있고 도약할 때 도움이 됩니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크기의 무대에 깔 스프렁 플로어를 구입하려면 4000만∼5000만 원이 듭니다. 여훈 서울발레시어터 제작감독은 “국내 공연장은 대부분 무용 전용극장이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바닥재를 운반 설치해야 한다”며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 장기공연이 아닐 때는 평평한 바닥을 미리 마련해두는 정도에 그치지만 무용수들의 부상으로 생기는 비용을 생각하면 바닥을 설치하는 게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드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발레콩쿠르 중에는 야외무대에서만 경연하도록 하는 악명 높은 콩쿠르도 있습니다.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죠. 바다와 산이 가까운 지역이라 바람이 많이 불고, 바닥에 금세 습기가 찬다고 합니다. 대회 전 무대 위에 알코올을 붓고 불을 붙여 습기를 제거하지만 한 시간 정도면 바닥이 다시 미끄러워진다고 하죠. 2008년 바르나콩쿠르에 출전해 시니어 부문 은상을 수상한 유니버설발레단의 한서혜 씨는 “춤을 추기엔 악조건이지만 그 대신 어스름이 짙어질 무렵 불을 밝히고 숲을 배경으로 춤을 추기 때문에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무대”라고 말했습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연극 뮤지컬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씨가 대답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