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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1곳 해외거점 캠퍼스 구축 학생 60%파견 글로벌화 큰 보람”

입력 | 2010-07-19 03:00:00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이달 임기 마쳐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학들이 세계 대학과 경쟁해야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1일 퇴임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학생들이 노벨상 수상자들과 공부하고 마음껏 외국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교육수준과 안목도 훨씬 넓어졌습니다. 이화여대가 세계 속의 대학이 될 수 있게 국제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31일 임기를 끝내고 제14대 김선욱 총장(법학과)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이배용 총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학들도 외국으로 눈을 돌려 세계 대학과 경쟁해야 국가의 발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2006년 7월 취임과 동시에 ‘이니셔티브 이화’ 비전을 선포하고 전인적 인간화 교육, 다문화적 소양 및 국제적 역량 강화, 이화학술원 설립을 제시했다. 이 총장은 “재임 기간에 세계 핵심 지역 21곳에 해외거점 캠퍼스를 구축해 입학생의 60%를 해외로 파견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현재 이화여대는 미국 하버드대, 중국 베이징(北京)대 등 전 세계 57개국, 759개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을 통해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평화상), 조지 스무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화학상) 등 노벨상 수상자 5명을 초빙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미국 하버드대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제3세계나 개발도상국의 여성 인재가 이화여대에서 무료로 공부하고 졸업을 했어요. 장차 지한파(知韓派)로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총장은 “여성의 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지난해 2월 여대 출신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화여대를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한 것도 여성교육의 리더로서 이화여대의 노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사학교수답게 역사 안내자로서도 유명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석사과정을 만들어 경복궁 등 역사 현장을 해박한 역사지식을 곁들여 직접 안내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이제는 특정 지역에 쏠린 편협한 세계화가 아니라 폭넓은 지역과 연계한 세계화, 일방적이 아닌 ‘양방향적’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파주 제2캠퍼스 추진, 법학전문대학원 유치 등을 통해 이화여대의 장기발전과 연구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과 최초의 여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으로 대학 공동체를 이끄는 데도 열정을 보였다.

이 총장은 “성적 위주의 대입 경쟁을 완화하고 올바른 인재를 뽑기 위해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된 만큼 대학교육과 초중고교 공교육의 정상화와 연계한 대책이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년을 1년 반 앞둔 이 총장은 “20여 년간 한국근대사를 가르친 경험을 살려 역사학과 한국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