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개막하는 제6회 인천여성영화제 엿보기‘여성인권’ 주제로 32편 상영성폭력-위안부 생생히 다뤄인도 등 해외작품도 눈길주부관객 위해 놀이방 운영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수상한 바람이 분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단편과 장편을 합쳐 모두 32개 작품이 선보인다. ‘가족 안에서의 여성, 일상을 말하다’와 ‘할머니는 여자의 미래다’, ‘코리아에 온 아시아 여성들’ 등과 같은 주제로 나눠 상영한다.
개막작은 조세영 감독의 ‘버라이어티 생존 토크쇼’가 선정됐다. 성폭력 피해를 본 여성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목소리를 담은 안해룡 감독의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를 만날 수 있다. 이란희 감독의 ‘파마’는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 로안의 이야기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시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미장원에서 파마를 하는 등 외국인 여성의 문화적 차이는 고려하지 않은 채 며느리로서 강요받는 상황을 다뤘다. 지난해 제작된 8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개청춘’은 대기업 회사원과 술집 종업원, 방송국 작가로 각각 일하는 20대 여성 3명의 삶을 소재로 만들었다.
데저트 플라워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어린이가 만들었거나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작은 영화제도 열린다. 인천과 부산의 어린이들이 생활 속 이야기를 소재로 직접 제작한 영화들이 출품된 ‘어린이영화제’에서는 ‘빨간 망토’, ‘태권도장에서 생긴 일’, ‘도서관 대소동’, ‘선생님 볼펜 실종사건’ 등 10분 안팎의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의 환경영화도 상영된다. ‘북녘영화제’에서는 과학연구에 몰두하는 부모를 모델로 살아가는 여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한 여학생의 일기’와 ‘우리의 향기’를 상영한다. 박성희 집행위원장(50)은 “이번에는 출산과 성폭력 등에서 떠올릴 수 있는 여성의 몸을 주제로 만든 영화가 많이 출품됐다”며 “주부들을 위해 상영관 인근에 보육강사가 상주하는 놀이방을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영 일정은 홈페이지(blog.naver.com/wffii)를 참조하면 된다. 무료. 032-330-3080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