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용 모바일族대상콘텐츠 무료제공 서비스커피-미디어문화 결합 시도
노트북 스크린에 고정된 두 눈. 테이블 옆에는 커피 한 잔이 놓여 있다. 주변의 소음을 막기 위해 이어폰을 꽂는 것도 필수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커피 전문점에 가면 노트북을 이용하는 모바일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트북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개인정보단말기(PDA), 넷북, 태블릿PC도 많이 이용한다.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모바일족을 위한 무료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스타벅스 디지털 네트워크(SDN)’에 접속해 콘텐츠를 공짜로 즐길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유료 신문 사이트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고 음악과 비디오 클립을 내려받을 수 있다. 호텔, 레스토랑, 주변 지역 정보도 검색할 수 있고 취업 준비생을 위한 구인 정보도 올라와 있다.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에서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DN 서비스는 카페 문화를 즐기는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스타벅스 와이드 웹(Starbucks Wide Web)’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을 뜻하는 ‘월드 와이드 웹(WWW)’에 빗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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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모바일족을 위해 SDN 서비스를 내놓고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을 ‘미디어 브랜딩 전략’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4일 “스타벅스가 제2단계 브랜드 전략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스타벅스가 집과 직장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즐기는 커피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 제1단계 브랜드 전략이었다면 커피 문화와 미디어 문화의 결합을 통해 다시 한번 브랜드 파워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 전략의 핵심은 콘텐츠다. 스타벅스는 현재 SDN 서비스를 미국 내 매장에서만 제공하고 있지만 조만간 해외 매장으로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세계 42개국에서 1만4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하루 평균 5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콘텐츠 파급력은 구글 등 인터넷 포털에 버금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유 식별번호로 SDN에 접속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도 제공할 계획이다.
SDN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핵심인 콘텐츠를 둘러싼 경쟁에 스타벅스 같은 비(非)정보기술 기업도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커피숍 레스토랑 서점 공항 등 모바일족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이 같은 콘텐츠 서비스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서비스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아직 어렵지만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의 말대로 “미국 소비자기업들은 자신들의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언론학 박사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