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주’ 이어 사자성어 인용
허 감독은 24일 팀 훈련에 앞서 “16강에 오른 건 혼자 힘만으로 된 게 아니다. 그동안 밤새 열심히 응원해 준 국민들은 물론 선수들을 길러준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평소 중요한 시점마다 절묘한 사자성어를 통해 의중을 전달했다. 1월 3일 새해 첫 훈련을 마친 뒤에는 ‘호시탐탐(虎視眈眈)’과 ‘호시우보(虎視牛步)’로 신년 각오를 밝혔다. 호시탐탐은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의미이며 호시우보는 ‘호랑이처럼 예리한 판단력과 소처럼 신중한 발걸음’이라는 뜻. 범의 해에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결연한 심정을 호랑이에 빗댔다.
허 감독은 “간단하면서 뜻을 전달하기 쉬운 게 사자성어”라며 “어떤 메시지가 좋을지 항상 준비와 고민을 한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보은을 말했다. 대표팀 주장 박지성은 1999년 무명이던 명지대 시절 당시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이던 허 감독의 눈에 띄어 대스타로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허 감독을 은인으로 여기는 박지성을 비롯한 23명의 태극전사는 저마다 가슴속에 누군가 고마움의 대상을 떠올릴 것이다. 그들이 남아공의 풀밭을 누비며 은혜에 보답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루스텐버그=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