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으로 곽노현 후보가 당선된 이후 교육청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선자가 결정되던 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가장 큰 걱정은 진보 성향 교육감이 처음 나온 상황에서 지금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공 전 교육감의 주요 공약이었던 자율형사립고나 고교선택제 업무를 하던 사람들은 다 날아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위기감을 느낀 간부들 중 몇몇은 적극적으로 곽 당선자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곽 당선자 측의 한 관계자는 “몇몇 교육청 인사가 개인적으로 인사를 하러 찾아오고 있지만 당선자가 취임 전까지는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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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는 한술 더 떠 장만채 교육감 당선자에게 일부 교육청 간부가 돈 봉투를 건네기도 했다. 장 당선자가 이 사실을 공개하고 “돈을 건네려 한 공직자는 반드시 인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자 도교육청은 혼란에 휩싸였다.
첫 전국 동시 민선교육감의 등장은 모든 교육청에서 대규모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에서는 교육청 공무원들의 불안이 더한 모양이다.
그러나 교육청 공무원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들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인사비리 척결’을 전면에 내걸었다는 점이다. 적어도 취임 초기에는 공약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인사에 줄을 대려는 움직임에 단호히 대처하려 할 것이다.
교육감 당선자들의 취임 후 첫 시험무대는 9월 정기 인사다. 교육비리 홍역을 한바탕 치른 터라 여느 때보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 구태를 벗지 못한 교육청 인사들의 인사 줄 대기는 개인의 몰락으로 끝나지 않고 대한민국 교육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민선교육감들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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