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장애인올림픽 이후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보완은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영역은 여전히 매우 제한돼 있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복지관이란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 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예전과 달리 장애인 분야에서조차 더는 먹고사는 문제가 중심이 되진 않는다. 그 대신 비장애인들의 삶과 비교해 얼마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느냐가 장애인들에게도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1년에 일방적으로 두세 번 치러지는 문화행사보다 장애인이 원하는 문화 경험을 누릴 방안을 모색하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일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여건이 열악하지만 쌍방향 공연을 추구하려는 나눔 예술의 방향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청각장애인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고를 때 자막이 없는 한국 영화는 고르지 않는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에겐 상황설명이 없는 영화 음향이 견딜 수 없는 소음으로 들리기도 한다. 또한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들에게는 환경이 열악한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을 본다는 것조차 큰 용기가 필요하다.
굳이 무료티켓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장애인의 문화 결정권이 보장되는 환경 조성이 문화를 통한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이윤일 서울시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