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리는 경북대 총장 선거(17대)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경북대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자존심으로 출마했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경북대가 특별한 발전을 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경북대의 연구와 교육, 취업 같은 지표들은 아직도 ‘주요 대학’으로서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 경쟁력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그동안 골목대장 비슷하게 안주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 않았느냐”고 했고, 다른 후보는 “일을 열심히 하면 오히려 외면 받는 풍토까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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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총장 선거가 학교 바깥에서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도 세상이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이다. 법인화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교내용’일 뿐이다. 1946년 개교 때부터 국립대 체제로 60년 넘게 이어져온 대학을 별 준비와 기반도 없이 갑작스럽게 법인화를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한 면이 많다. 후보들도 대체로 이런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법인화 저지가 국립대와 공무원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외부 분석도 적지 않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정책 대결은 시들해지고 출신 고교와 대학의 학연이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유권자들은 6명의 후보 가운데 누가 경북대의 좌표를 정확하게 읽고 미래를 열어갈 역량이 있는지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선택해야 한다. 교직원과 재학생만의 대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