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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연극 ‘11 그리고 12’… “월드컵, 한판 붙자”

입력 | 2010-06-10 03:00:00

17일 아르헨戰에도 예매율 72%
레이디 맥베스-리어왕 공연 강행




월드컵 예선전 기간에 공연하는데도 피터 브룩의 명성에 힘입어 높은 예매율을 보인 연극 ‘11 그리고 12’.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공연계에 월드컵 시즌은 악몽이다. 2002 월드컵 때 응원전에 관객을 통째로 빼앗긴 기억이 생생해서다. 그나마 2006 독일 월드컵 때는 심야에 경기가 펼쳐졌지만 올해 남아공 월드컵에선 12일 한국-그리스전과 17일 한국-아르헨티나전이 공연시간대인 오후 8시 반에 치러진다. 그래서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여부가 가려지는 12∼25일은 공연 기피 기간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월드컵과 맞대결을 펼치는 공연이 있다. 10∼2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을 펼치는 극단 물리의 ‘레이디 맥베스’(한태숙 연출)와 12∼2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미추의 ‘리어왕’(이병훈 연출), 17∼20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11 그리고 12’(피터 브룩 연출)가 대표적이다.

‘레이디 맥베스’는 맥베스 부인 역의 서주희 씨와 궁중전의 정동환 씨의 농밀한 심리극과 밀가루, 진흙, 인형을 동원한 이영란 씨의 물체극 그리고 작곡가 원일 씨의 원초적 음악을 하나로 녹여 낸 강렬한 무대로 격찬을 받아왔다. 5월 말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 초청공연을 기념해 딱 10회만 무대에 올린다. 1만5000∼3만 원. 02-762-0010

미추의 ‘리어왕’은 한국적 무대언어와 마당놀이로 단련된 미추 배우들의 찰진 연기로 풀어내 2008년 대한민국연극제 연극대상을 수상한 작품. 7월 일본에서 열리는 제17회 베세토 연극제 초청공연을 앞두고 다시 선을 보인다. 2만∼5만 원. 1644-2003

‘11 그리고 12’는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연극연출가 중 한 명으로 꼽혀온 브룩의 첫 내한공연작. 2004년 프랑스어로 공연된 ‘티에르노 보카’를 영어로 새롭게 다듬었다. 월드컵 기간 한복판에 공연되지만 브룩의 명성을 직접 확인하려는 관객이 몰려 예매율이 60%를 넘어섰다. 첫 공연인 17일 오후 8시 공연은 한국-아르헨티나전이 펼쳐지는데도 예매율이 72%로 가장 높다. 3만∼7만 원. 02-2005-0114

‘레이디 맥베스’는 12, 17일 공연을 오후 4시로 앞당겼다. ‘리어왕’은 12일은 오후 3시 낮 공연만 펼치고 17일은 쉰다. 한편 예선전 기간을 피해 각각 25일과 26일 개막하는 뮤지컬 ‘미션’과 ‘코러스 라인’은 한국팀의 16강 진출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