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계를 놀라게 하고파” 北 공개훈련은 단 몇분 그쳐
북한 축구대표팀이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공개 훈련을 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북한은 9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템비사의 마쿨롱 스타디움에서 비록 15분간이긴 했지만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아무 이유 없이 공개 훈련을 취소했던 북한은 모든 팀은 첫 경기 전까지 훈련을 공개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이날 마지못해 훈련을 공개한 것이다.
훈련에 앞서 북한의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사진)가 10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했다. 정대세는 북한이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강팀과 맞붙게 된 것에 대해 “선수들 모두 용기를 가지고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용기는 기적을 만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터뷰가 끝난 뒤 북한의 훈련이 시작됐다. 북한은 두 조로 나뉘어 공 뺏기를 하는 등 몸을 풀었다. 선수들은 장난도 치고 웃으면서 즐겁게 훈련했다. 10여 분이 흐르고 선수들이 조끼를 입고 본격적인 전술훈련을 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자 현지 경찰이 “공개 훈련 시간이 끝났다”고 취재진에게 외쳤다. 보통 다른 팀들이 1시간 넘게 훈련을 공개한 것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다. 한 외신 기자는 “그래도 남아공에서 북한 선수를 인터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SBS와 중계권 협상 사실상 결렬… 北, 월드컵 불법시청?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11일)이 다가왔으나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SBS와 북한의 협상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양철훈 SBS 남북교류협력단장은 “1월 이후 협의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다른 경로로 월드컵을 중계할 경우 중계권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