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에는 대형 인공기가 그려져 있고, 인공기 바로 위쪽에는 한글로 ‘조선’이라는 국호가 선명했다. 국호 아래에는 푸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하는 ‘내 나라 푸른 하늘’이라는 노래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전시관에 비해 무척 아담한 크기의 북한관으로 들어가자 ‘주체’라고 쓴 4.5m 높이의 주체사상탑 모형과 그 뒤로 걸린 도시 사진이 눈에 띄었다. 안내원을 찾아가 탑에 대해 묻자 안내원은 신난다는 듯 설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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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엑스포에 참가했다. 그렇지만 첨단 기술과 문화를 선보이려 경쟁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보여줄 게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리랑’ 공연과 김일성종합대 등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TV로 틀어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북한관을 찾은 중국인 왕옌 씨(27·여)는 “콘텐츠가 매우 간단해 중국의 1960, 70년대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출구 쪽으로 가니 우표 등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첨단 기술을 전시한다는 엑스포장에서 우표를 판매하는 게 이색적이어서 판매원에게 우표가 잘 팔리는지 물었다.
“수집가들 중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김일성) 장군님 우표가 잘 팔립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줄곧 나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던 이 안내원은 “우리는 날조라고 생각한다”며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 전문가도 원인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옆에 있던 다른 안내원은 “‘다른 나라’라는 게 당신네 할애비겠지. 손주 역성드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안내원은 대화 도중 미국을 ‘한국의 할애비’라고 여러 차례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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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영 산업부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