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 1차 연평해전 등 단기충격 컸으나 회복 빨라“이번 남북마찰 오래갈 것”…전문가 ‘북풍 폭발력’ 우려
북한이 2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해도,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 간 교전이 벌어져도 한국 금융시장은 1주일이면 충격에서 회복됐다. ‘북한 리스크는 큰 영향이 없고 짧게 끝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학습효과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듯하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4% 넘게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2.92% 급등한 채 마감했다.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가 발표된 20일 이후로 종합주가지수는 4.2%, 원화가치는 7.3% 각각 급락했다.
정부가 10여 년간의 ‘햇볕정책’을 작심하고 거두면서 남북한 관계는 상당기간 긴장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이 때문에 이번 북한 리스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크고 오래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1차 연평해전이 벌어졌던 1999년 6월 15일 당일 주가는 2.21% 하락했지만 1주일 뒤에는 8.12% 상승했다. 3년 뒤인 2002년 6월 29일 제2차 연평해전 때는 당일 주가도 0.47% 상승했다. 핵 실험도 마찬가지여서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때는 당일 주가가 0.20% 하락했다가 1주일 뒤 0.79% 상승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을 당시 국내 금융시장이 대세 하락기였느냐, 상승기였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랐다”며 “특히 국내 증시의 방향을 결정짓는 외국인들이 북한 리스크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 변수의 파장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샤론 램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천안함 사태로 사망한 한국 군인의 수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고, 한국 정부가 10년에 걸친 햇볕정책을 파기했기 때문에 이번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보다 심각하고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보다는 외환시장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