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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은]“위기는 또 다른 기회” 시장 예의주시

입력 | 2010-05-25 03:00:00

‘2008년의 추억’… 증시 투자 타이밍 고심




일러스트레이션 김남복 기자

올해 들어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문제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도 이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폭락하고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회복되면서 원자재가격 및 각 국가의 환율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최근 천안함 사태 여파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증시 하락과 환율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산가들에게 이러한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양상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부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림의 원칙’을 고수하며 적지 않은 자금을 유동성이 높은 상품으로 운용해왔기 때문이다.

유로존 리스크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고 이 때문에 국내외 초저금리 기조 또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부자들도 더는 금리상승만을 앉아서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증시 하락은 투자 타이밍을 노리기에 좋은 신호다. 위기에 투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은 ‘공포의 시기’였다. 주가와 부동산은 한없이 폭락할 것 같았고 원-달러 환율 안정도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당시 모두가 공포에 떨 때 과감하게 시장에 뛰어든 투자가들은 달콤한 열매를 맛봤다. 많은 자산가들이 당시 투자하지 못했던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최근 상황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도 당국의 긴축 및 부동산 억제정책이 이어지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개월간 펀드 환매물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부자들은 중국 경제와 중국 기업들의 견조한 성장세 및 중국 정부가 변하지 않고 추진하는 중국 금융시장의 선진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 증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오르는 시점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부자들이 많다.

반면 많은 부자들이 최근 보유한 부동산의 적정가치에 대한 평가를 물어오고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수익성을 평가하고 매각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한 것이다. 부동산시장 전망은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되면서 상당수 부자들이 처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의 특성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적지 않은 부자들은 섣불리 부동산을 처분하려 하지 않는다. 보유 부동산의 적절한 매각 타이밍, 증여에 따른 유불리 그리고 자산 전체의 포트폴리오와 현금흐름을 분석하면서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관망세가 많다.

요즘 부자들은 자산시장에 큰 변혁기가 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이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많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