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 경매 방식’ 과열 경쟁 논란… 접촉 금지 기간에 선수 만나기도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에 대한 영입의향서 제출이 마감된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농구연맹 회의실에서 희한한 장면이 연출됐다. 구단 관계자들이 모여 마치 수산시장에서 경매라도 하듯 서로 내건 영입 조건을 주고받았다. “A 선수부터 하죠.” “우리는 2억5000만 원입니다.” “더 없습니까.” “우리는 3억6000만 원 썼습니다.”
올 시즌부터 FA 영입이 공개 입찰 방식의 포스팅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다른 구단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해야 원하는 선수를 잡을 수 있기에 구단은 의향서 제출 마감시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폈다. 예전에는 선수가 원하는 구단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면 계약의 논란이 거세져 변경됐다. 일부 선수들은 연봉을 적게 주는 구단을 선택해 뒷돈 거래 의혹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바뀐 제도는 일방적으로 첫해 연봉만을 선택 기준으로 삼다 보니 계약기간이나 인센티브 등 다른 조건은 전혀 고려가 안 돼 취업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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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기간에는 타 구단과 접촉할 수 없는데도 몇몇 감독은 선수들을 따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FA 제도가 이번 에어컨 리그에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