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생산능력 연간 2250만t… 세계 10위권 철강업체로 부상
현대제철의 최종 목표는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가 되는 것이다. 자동차강판은 자동차의 기초품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철강산업에서 가장 높은 품질이 요구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최근의 자동차 강판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연료 소비를 낮추기 위해 강도는 높으면서 무게가 가벼워야 하며, 갈수록 정교해지고 화려해지는 차량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두께가 얇으면서도 가공성이 좋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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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올해 말까지 자동차강판 외판재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자동차강판 개발에 보통 7∼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지만 현대차그룹은 일관제철소를 착공하기 전부터 자동차강판 기술을 연구해 왔다. 예컨대 철강제품 제조업체와 수요업체의 석·박사급 연구원 400여 명이 현대제철연구소를 중심으로 호흡을 같이하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조강생산과 열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하이스코가 냉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개발분야를 중점 연구하는 등 그룹의 특성을 살린 ‘프로세스 단계별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7년 2월 완공된 현대제철연구소는 자동차용 열연강판과 조선용 후판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열연강판 104종, 후판 84종 등 모두 188종의 제품을 개발해 제품 생산에 적용했다.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 준공식을 마친 뒤 불과 일주일 만인 지난달 15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조선업체인 비나신과 조선용 후판 공급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간 10만 t의 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선행연구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미래 에너지와 시스템 분야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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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고기능 섬유인 ‘아라미드’도 효성의 신성장동력이다. 효성은 2009년 고강도 섬유인 아라미드 원사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효성의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인 ‘알켁스’(ALKEX)는 강철보다 강도가 5배 정도 높아 섬유 중에서는 가장 강한 소재다. 아라미드는 섭씨 500도에서도 연소되지 않고 화학약품에도 강해 방탄조끼나 방탄헬멧, 골프채, 광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섬유다. 효성은 지난해 8월 울산공장에 연 1000t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아라미드 공장을 완공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개척을 시작해 상업생산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효성은 ‘TAC필름’ 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TAC 필름은 TV, 모니터, 노트북,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액정표시장치(LCD)의 부품인 ‘편광판’을 보호해주는 필름이다. 지난해 연간 5000만 m²(약 1500만 평) 생산 규모의 LCD용 TAC필름 공장을 울산시 용연공장안에 완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현재 TAC필름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국산화를 통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국내 디스플레이 완성품 및 중간제품업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효성은 선택적인 투자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효성기술원과 중공업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 이를 위해 효성은 섬유화학과 전자소재 분야는 물론이고 미래 에너지와 시스템 분야 등 성장동력이 될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자일로스+바이오’ 해외 매출 10조-글로벌 비중 50%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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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강으로 만드는 단백질과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한 자일로스는 설탕 제조로 출발한 CJ제일제당의 미래 지향점을 보여주는 ‘신소재식품’이다. 미강단백질은 쌀 도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인 쌀겨와 쌀눈 가루의 혼합체인 미강으로 생산한다. 여태껏 미강은 버려지거나 식이섬유 생산에 재활용됐을 뿐 식품원료로 쓰인 적은 없었다. CJ제일제당 연구팀은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미강으로 식품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미강단백질은 지난달부터 중국 하얼빈 공장에서 연간 1200t 규모로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코코넛셸 자일로스도 마찬가지. 코코넛 껍질인 코코넛셸은 알맹이와 달리 버려지거나 연료용으로 쓰일 뿐 고부가가치 소재와는 거리가 멀었다. CJ제일제당은 코코넛셸에서 고농도 자일로스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버려지는 소재를 기술력으로 식품소재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필리핀 다바오에 착공한 자일로스 공장은 내년 1월부터 연간 1만5000t 규모로 생산에 들어간다.
바이오사업은 CJ제일제당의 확실한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은 사업 분야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8950억 원으로 전년보다 24%나 증가했다. 올해는 1조 원 돌파가 유력시 된다.
CJ제일제당의 핵산과 라이신은 이미 생산량 세계 1위 품목이다. 고부가 식품조미소재인 핵산은 세계적으로도 생산기술이 있는 업체가 5곳에 불과하다. 과거 일본 업체가 주도하던 시장이지만 CJ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도 생산능력을 2013년까지 55만 t으로 늘리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30%로 높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은 매출의 1.4%(2008년)로 식품업계의 평균(0.6%)보다 높은 편이다. 이를 2013년까지 아시아 최고 수준인 3%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R&D”라며 “신소재식품이나 바이오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