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겉으로는 미국의 동맹국인 파키스탄이 미국에 적대적인 이란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보다 미국에 더 위협적인가. 내 생각에 1970, 80년대 미국이 지원한 파키스탄 군사지도자 무함마드 지아 울하크 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 그는 체제 유지를 위해 근본주의를 추구하며 파키스탄을 잘못된 길에 빠뜨렸다. 교육이나 사회간접자본보다 종교에 더 투자했다. 그 결과 공교육은 재앙이었고 특히 여자아이들은 교육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부족자치구역에서 글을 아는 여성의 비율은 3%에 불과하다.
1971년 파키스탄에서 분리된 방글라데시는 한때 희망이 전혀 없어 보였지만 교육에 투자하며 달라졌다. 특히 여자아이의 교육에 집중했다. 그 덕분에 경제가 살아났고 인구증가율이 낮아졌으며 시민사회가 성숙하고 근본주의가 힘을 잃었다. 교육받은 여자아이들은 미국 수출용 의류산업의 바탕이 됐고 커서 방글라데시 농촌발전위원회(BRAC)와 그라민 은행에서 빈곤 퇴치를 위해 싸웠다.
파키스탄 농촌의 근본주의 종교학교인 마드라사는 실로 절망적이다. 마드라사는 학생들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뛰어난 학생들을 외국의 근본주의 교육기관에 유학을 보낸다. 학생들은 존경받는 ‘(근본주의) 학자’가 돼 파키스탄에 돌아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변화를 꿈꿔 보자. ‘케리-루거-버먼 패키지’라는 프로그램은 파키스탄 민간 지원에 수십억 달러를 제공한다. 테러교육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 북와지리스탄에 군인뿐 아니라 교사를 보낸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그런데 여전히 잘 모르는 게 있다. 극단주의와 맞서는 파키스탄인들은 오랫동안 미국에 수출하는 의류의 관세를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파키스탄 의류의 관세를 낮추지 않는다. 이런 걸 ‘근시안적’이라고 한다.
교육을 지원하고 관세를 낮추면 벼랑 끝에 선 파키스탄을 붙잡을 수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학교 지어주기 운동을 펼치는 그레그 모르텐슨의 활약을 보면 정말 그렇다. 그의 용감한 활동을 주제로 한 ‘석 잔의 차(Three Cups of Tea)’라는 책은 베스트셀러다. 파키스탄에 여자아이를 위해 학교를 세워주는 ‘DIL(Ditto for Developments in Literacy)’ 프로그램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DIL 교실 하나를 지원하는 데 1년에 1500달러(약 180만 원)가 든다. 테러에 맞서는 데 필요한 최상의 투자가 딱 그만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