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투어 벨마이크로클래식 우승34개월간 트로피가 없었다인내 훈련 그리고 기다림…마침내 찾아온 ‘연장전 기회’스스로 ‘특별한 날’을 만들다
박세리는 18번홀(파4·402야드)에서 열린 3번째 연장전에서 극적인 버디를 낚아 우승했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 클래식 우승 이후 오랜 침묵을 깼다. 통산 25승째.
박세리는 브리타니 린시컴(25·미국), 수잔 페테르센(29·노르웨이)과 공동 선두(13언더파)로 4라운드에 들어갔다. 경기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박세리는 3번홀까지 1타를 잃어 단독 선두에 나선 린시컴에게 2타 뒤졌다. 이때 하늘이 도왔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4라운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장타자인 린시컴, 페테르센보다 거리가 뒤지는 데다 전날 밤 101mm의 비가 내려 페어웨이가 흠뻑 젖은 상황. 게다가 체력도 열세. 여러모로 불리했던 박세리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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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의 우승 소식을 접한 최경주는 “실력은 어디 가는 게 아니다. 기회가 오면 잡기 마련이다. 마음고생도 해갈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시련이 찾아와도 오뚝이처럼 일어난 희망의 전도사였다. 2004년 미켈럽울트라오픈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 가입 포인트를 채운 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2005년 우승 없이 평균 타수가 74.21타까지 치솟으며 상금 랭킹은 102위로 처졌다. ‘목표를 상실한 박세리는 이젠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정신력을 키우려고 태권도와 킥복싱까지 한 끝에 2006년 맥도널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그린에서 펄쩍 뛰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7년 우승 후 그는 자신의 영향으로 골프에 매달려 성공 시대를 연 후배들을 격려하는 역할에 치중할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땀을 흘렸다. 퍼트 난조를 극복하기 위해 전담 코치까지 둘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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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승으로 박세리는 박수 받으며 떠나고 싶다는 자신의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됐다. 20대 중반만 넘어서면 기량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된 박세리. 새로운 골프 인생은 벌써 시작된지도 모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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