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이 넘는 제자들이 곳곳에서 찾아왔다보스턴에서, 뉴욕에서, 런던에서…그리고, 그의 묘비명엔 ‘마지막까지 스승이었던 이’
■ 이슈 따라잡기 ■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돌아왔습니다. 1961년 충남 논산의 한 여고생이 쌀을 모아 병석에 누워계시던 은사를 찾아뵙다가 ‘1년에 하루라도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날을 정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 뜻이 여러 학교로 퍼지면서 스승의 날로 자리 잡았고요.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 올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처음으로 스승의 날 기념식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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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키워드 찾기 ■
“내 오랜 친구, 마침내 자네가 왔구먼.”
모리 선생님은 날 놓지 않으려고 내게 몸을 기댔고 내가 허리를 굽히자 양손으로 내 팔꿈치를 잡았다. 난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선생님이 너무나 다정스럽게 나를 대하는 데 놀랐다. ‘내가 현재와 과거 사이에 세웠던 담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는지 그만 깜박 잊고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졸업식 날이, 서류 가방이, 떠나는 내게 보여주었던 선생님의 눈물이 떠오르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이제 더 이상 그분이 기억하는 재능 있고 착한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 속 깊이 알고 있었으므로.(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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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찾아갔을 때 모리 선생님이 한 말이 생각났다. “우리의 문화는 우리 인간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네. 그러니 그 문화가 제대로 된 문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굳이 그것을 따르려고 애쓸 필요는 없네.”
선생님은 먹고 자연을 감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 텔레비전의 시트콤이나 ‘주말의 명화’를 보느라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화와 교류, 애정’이라는 인간 활동의 실을 잣는 사람이었고, 따라서 그런 활동들이 국그릇에 넘치듯 그의 삶에 철철 넘쳐흘렀다. 나 역시 ‘일’이라는 내 나름의 문화를 꾸려왔다. 영국에 갔을 때는 너덧 군데 언론사의 일을 하느라 어릿광대 공 던지듯 이리저리 정신없이 쏘다녔다. 하루에 8시간씩 컴퓨터 앞에서 보내며 미국에 기사를 공급했다. 이러한 일들이 내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정이었다. 오랜 세월, 난 일을 친구삼아 그 외의 것은 모두 한쪽으로 밀어두고 살았다.(52쪽)
슈워츠 교수의 몸은 점점 굳어가는 가운데 강의는 계속됐습니다. 매우 다른 인생을 살았던 두 사람은 이제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승이 전하는 메시지는 미치의 마음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지구 반대쪽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 때문에 눈물을 짓는 스승을 보며 미치는 ‘나도 삶이 끝날 때는 이렇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과거엔 다른 사람의 삶은 물론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도 관심 없던 미치였습니다. 그런 미치에게 슈워츠 교수는 “미치, 언젠가 내가 자네 마음을 느슨하게 해줄 거야. 어느 날인가 자네에게 울어도 괜찮다는 것을 가르쳐줄 걸세”라고 말합니다. 스승은 이렇게 제자의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그는 브랜다이즈대에서 사회심리학, 정신질환과 건강, 그룹 과정을 강의했다. 소위 ‘직업훈련’이라는 것은 경시하고 ‘개인 개발’을 중시하는 강의였다. 그런 이유 때문에 경영대와 법대 학생들은 모리 교수님의 헌신적인 강의를 ‘멍청할 정도로 순진한 짓’으로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그저 그의 제자들이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나? 큰 소송에서 몇 차례나 이겼나가 중요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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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에 뭐라고 적으면 좋을지 결정했네.”
선생님이 말했다.
“묘비 얘기 같은 건 듣고 싶지 않은데요.”
“왜? 마음이 초조해지나?”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그 얘긴 관두지 뭐.”
“아니에요. 말씀해보세요. 뭐라고 쓰실 거예요?”
선생님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서 말했다.
“이런 글귀를 생각했지. 마지막까지 스승이었던 이.”
그는 내가 그 말을 마음에 새길 때까지 기다렸다.
“마지막까지 스승이었던 이.”
“괜찮지?”
“네, 아주 좋은데요.”(144쪽)
■ 책 읽고 생각하기 ■
① ‘나의 선생님’이라는 주제로 1000자 이내의 글을 써봅시다.
② 슈워츠 교수의 마지막 강의가 저자 미치 앨봄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책을 읽고 500자 이내로 정리해봅시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