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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외국어영역의 듣기 비중이 50%로 확대된다. 전체 50개 문항 중 17개(34%)인 현재의 듣기문항이 25개(50%)로 늘어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최근 발표는 문법·독해 위주에서 듣기·말하기 등 실용영어 위주로 영어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는 학생들의 영어학습 부담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교육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교육정책에 대해 이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학생 스스로 어떤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탄탄한 영어실력을 쌓는 일이다.
제대로 된 영어실력을 갖추려면 영어를 하나의 ‘언어’로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영어를 단순히 점수를 따기 위한 수단이나 입시용 ‘스펙’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도구로 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언어는 한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언어를 배운다면 그 나라 사람들과 진심어린 대화를 할 수 없다. 영어독해 문제를 풀 때 작가의 의도를 쉽게 파악하지 못하거나 듣기 문제에서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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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실력을 쌓기 위해선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의식이 잘 드러난 문학작품을 읽는 것이 좋다. 단, 무리하게 욕심을 내기보다는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영어책은 읽기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말하기, 쓰기에 활용할 좋은 표현까지 익힐 수 있어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어휘나 문장을 발견하면 서너 번 다시 보면서 문맥에서 그 뜻을 유추하는 식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사전을 이용할 땐 되도록 영영사전을 활용한다. 영영사전은 영어의 언어 체계에 익숙해지도록 도우며, 영어단어 사이의 용법 차이와 의미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책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는 영어 테이프나 CD가 딸린 오디오북을 활용하면 듣기실력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아이의 영어실력을 키우려면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영어 자체를 좋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교육정책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아이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윤정호 EBS 외국어 강사·윤정호잉글리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