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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다함께 배워요

입력 | 2010-04-29 03:00:00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12개학교 특별교육
인공호흡 - 흉부압박 등 6단계 반복 연습



포항제철중 2학년 학생들이 교내 체조경기장에서 유병회 교사의 지도로 심폐소생술을 실습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코교육재단


지난해 8월 25일 광양제철고 3학년 김민석 군(18)은 전남 광양시 옥룡계곡에 놀러갔다가 계곡 웅덩이 바닥으로 가라앉아 익사 직전에 놓인 중학생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이 중학생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지만 김 군은 119에 신고한 뒤 침착하게 평소 배운 심폐소생술을 했다. 덕분에 이 중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일로 김 군은 전남도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또 광양제철고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재단 소속 학교인 광양제철고 사례를 연구해 이달부터 ‘생명을 살리는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교육을 산하 12개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시작했다. 인명구조 전문가의 일회성 시범이 아니라 체육시간과 보건시간을 활용해 ‘숙달’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별로 실습용 마네킹을 마련했다. 체육교사와 보건교사 40명은 올해 초부터 응급처치 전문기관에서 심폐소생술 연수도 받았다.

심장이 멈춘 환자가 생겨 구급차가 4분 안에 현장에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했을 경우 살아날 확률은 50%가량이나 그대로 방치하면 15%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폐소생술은 ‘의식상태 확인→119 구조요청→기도(氣道) 확보→호흡 확인→인공호흡→흉부압박’의 6단계로 이뤄진다. 최근 포항제철중 체육수업시간에 처음 열린 심폐소생술 실습에 참여한 2학년 학생들은 큰 호기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마네킹을 통해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반복적으로 연습하자 점점 익숙해졌다. 최영주 군(14)은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무조건 119에 연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구급차가 오기 전에 심폐소생술을 정확하게 하면 사람을 살릴 수 있어 열심히 연습해두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임현택 군(14)은 “가족이나 친구, 이웃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심폐소생술을 모른다면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앞으로는 내 힘으로 생명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담당교사들도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학생들과 실습을 한 포철중 유병회 체육교사는 “심장마비 환자를 처음 발견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는 비율이 우리나라는 5% 선이지만 미국은 16%가량으로 높다”며 “심장마비 환자의 80% 정도가 집 안이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청소년 때부터 심폐소생술이 국민 상식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 측은 심폐소생술 교육이 일회성 행사처럼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교과과정의 수행평가 영역에 포함시키는 한편 시민이 함께하는 심폐소생술 대회를 열어 응급처치 실력이 몸에 배도록 할 계획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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