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미래 밝힐 ‘여성 감수성’
여성적 문화는 인류 문명의 희망이다.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여성적 감수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DBR 자료 사진
여성 철학자 뤼스 이리가레이는 이러한 통상적인 페미니즘 이미지를 거부했다. 평등이란 단어에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부정하는 논리가 숨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남녀평등이라는 이념 속에서 평등이라는 잣대는 여전히 남성적일 수밖에 없다. 이리가레이는 여성이 남성적인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여성과 남성의 성적 차이가 희미해지는 상황을 우려의 눈으로 쳐다봤다.
여성은 남성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인간의 몸은 이물질이 들어오면 온갖 면역체계를 동원해 그것을 제거하려 한다. 하지만 여성은 거부 반응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자기 안에 생명이 자라도록 허용한다. 대표적 예가 바로 ‘임신’이다. 이리가레이는 임신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통해, 여성들은 타자와 공존할 수 있고 차이를 견뎌낼 수 있는 여성적 감수성이 길러진다고 주장했다. 여성적 문화란 차이를 배제하고 억압하려는 남성적 문화와 달리 차이를 견디는 문화, 타자를 포용하는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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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성은 남성보다 수다스럽고 잔소리를 많이 한다는 통념이 있다. 이는 여성이 자신의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남성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다 보니 여성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세하게 자신의 말을 다듬어 표현하게 된다. 타자와의 차이를 포용하는 감수성을 가진 여성은 상대방이 제대로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끼면 반복적으로 새로운 표현을 한다. 남자들은 이를 수다스러움이나 잔소리로 여긴다.
그렇지만 잊지 말자. 타자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이 없다면 새로운 단어를 찾아 집요하게 표현하려는 노력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분명 타자와의 공존과 소통이 가능한 사회나 문명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이루어야 할 소망이다. 그래서 남성은 여성의 감수성을 배워야 하고, 여성이 자신의 언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윤리적 요구만은 아니다. 타자와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강신주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객원연구원 contingent@naver.com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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