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7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고흐나 뭉크, 까미유 끌로델 같이 역사적으로 유명한 미술가 중에는 정신적 장애를 겪은 이가 적지 않습니다. 정신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오히려 더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김현수 앵커) 정신분열이나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그린 그림을 선보이는 전시가 경기도 지역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현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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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정신분열병을 앓는 김동기 씨 작품입니다.
김 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무역회사에 취직했지만 사람을 믿지 못하고 문을 자꾸 잠그는 증상이 나타나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그에게 위로가 된 건 바로 그림입니다.
(인터뷰)김동기
"예술은 정신의 몰입, 제 정신을 한 군데 투사 시켜서 거기서 만족을 얻어내는 정신의 몰입이라고 할까"
이 곳에서 그림을 선보이는 작가들은 대개 김동기 씨 같은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가로서 정식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의 그림이 독특한 시각과 상상력,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미 /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미술치료 전문가
"이분들이 지각하는 게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에 크기나 색상 비례 등에서 왜곡, 단순화, 과장된 것들이 나타납니다"
이번에 세 번째를 맞는 정신건강미술제는 정신장애인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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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특히 일본 정신장애인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그림 '무제(無題) 타나모토 미즈타카) 자신의 얼굴을 그린 타나모토 미즈타카 씨 작품입니다. 미즈타카 씨는 보통 사람처럼 사회생활 하지는 못하지만 자신만의 표현을 그림에 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백승희/ 경기도 광역정신보건센터 정신보건사회복지사
"4월4일이 정신건강의 날입니다.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미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는 행사를 3회 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미술치료를 통해 정신적 문제를 극복한 작가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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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남자 40대 성인 남성이고 정신적 지적 장애가 있고 분열이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땐 많이 불안해했습니다. … 처음에는 원도 그릴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 그림이 나온 시기는 1년 정도 지났을 때 입니다. 사람이 떳떳하게 서 있는 그림입니다.…미술 매체를 통해 무의식에 잠재된 상처,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의식화하고 해소할 수 있습니다"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정신장애인들. 그러나 미술 작품을 매개로 정신장애인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우리 사이의 마음의 벽은 한층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6월30일까지 경기도 수원, 연천, 의정부 등 13개 지역 에서 순회 개최됩니다. 동아일보 김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