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빔 이용기술 워크숍’서 소개된 첨단기술물분자 활성화시켜 조류 엽록소파괴 효과콘택트렌즈 산소 투과율 - 섬유강도 높여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10MeV(메가전자볼트) 전자가속기. 전자가 속기로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면 전자빔을 얻을 수 있다. 사진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 1500년 전통 한산모시의 변신
합성섬유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옷이 인기를 끌면서 1500년 전통의 모시가 주목받고 있다. 이정순 충남대 의류학과 교수팀은 이날 워크숍에서 “전자빔을 쬐었을 때 한산모시의 강도가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모시섬유에는 알파셀룰로오스와 베타셀룰로오스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알파셀룰로오스가 많을수록 섬유 강도가 세진다. 최혜영 충남대 의류학과 박사는 “한산모시에 3kGy(킬로그레이) 세기의 전자빔을 쬐었더니 알파셀룰로오스 함량은 그대로이고 섬유 표면에 있던 불순물은 제거됐다”고 말했다. 전자빔을 쬐인 한산모시의 섬유 강도는 40%나 세졌다.
○ 눈에 좋은 콘택트렌즈 만든다
지난해 10월 서울 청계천에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녹조현상은 질소 등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녹조류가 이상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녹조류가 물의 표면을 덮기 때문에 물속에녹아있는 산소량은 줄어든다. 물이 오염되고 물고기 등 수중 생물은 폐사하기 쉽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전진 동신대 안경광학과 교수는 “전자빔을 이용해 만든 콘택트렌즈는 기존 제품보다 수분의 양이 25%, 산소 투과율은 30% 증가했다”고 말했다. 콘택트렌즈에 들어 있는 수분이 많을수록 눈의 피로감이 덜하고 착용감이 좋다. 산소 투과율 역시 중요하다. 혈관이 없는 각막은 산소를 대기에서 직접 공급받는다. 콘택트렌즈의 산소 투과율이 낮으면 각막에 산소가 부족해진다. 눈동자가 충혈되고 시력이 나빠지기 쉽다. 전 교수는 “전자빔을 이용하면 접합제를 쓰지 않아도 돼 친환경적”이라며 “전자빔을 맞은 콘택트렌즈는 표면에 산소와 수소가 결합한 수산화기가 늘어나 산소가 잘 통과하고 수분 함유량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 전자빔 맞은 녹조 흐물흐물
전자빔은 환경 정화에도 유용하다. 강준원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전자빔으로 오염물질인 이산화탄소 흡수제(MEA)를 제거하는 기술을 워크숍에 선보였다. 강호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팀은 녹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전자빔을 한산모시에 쪼였을 때 표면에 나타나는 변화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촬영한 사진. 전자빔을 쬐지 않았을 때(위)와 달리 전자빔을 쬐면 섬유 표면의 불순물이 사라지고 강도가 세진다. 사진 제공 충남대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전자빔을 쪼인 물 분자는 여러 가지 활성 분자로 나뉜다. 활성 분자는 이산화탄소 흡수제(MEA)와 반응해 이 물질을 분해한다. 활성 분자는 또 녹조류의 엽록소를 파괴한다. 녹조류의 광합성 작용을 막아 적조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자료 제공 연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