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의 첫 장면은 한 록 밴드의 콘서트 현장. 콘서트가 끝난 뒤 열기에 취한 밴드 멤버들은 차를 난폭하게 몰다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웬일인지 승천하지 못하고 자동차에 붙은 귀신이 된 멤버들. 폐차당할 위기에 처한 자동차를 지키려는 귀신들과 폐차장 직원 사이에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자동차로 만든 악기를 두들기면 흥겨운 한국 전통 타악 리듬이 흘러나온다. 여기에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록 음악을 결합했다. ‘난타’ ‘점프’의 연출자였던 최철기 씨가 연출을 맡았다. 무대와 악기 디자인에는 김장훈, 이승환, 비 등의 콘서트를 맡았던 유재헌 씨가 활약했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 ‘쉬리’, 드라마 ‘아이리스’ 등의 음악을 작곡했던 이동준 씨가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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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몸에 감고 배우 두 명이 다양한 공중자세를 보여주는 플라잉 장면, 공연이 끝난 뒤 펼쳐지는 배우들의 록 공연도 눈길을 끈다. 수개월에 걸친 훈련 덕분에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을 연주하는 배우들의 실력은 웬만한 밴드 못지않다.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부터 대여섯 살 어린아이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3월 28일 오후 7시 공연에서도 가족단위 관객 비중이 높았다. 2만∼4만 원. 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02-501-7888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