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방식에 변화… 시험점수보다 ‘실전’ 중시
인턴 경험이 있는 ‘실무형’ 구직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SK그룹은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기존 하반기 공채에서 상반기 인턴십으로 바꾸고, 현장에서 업무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정규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는 시행 첫해여서 연간 신입사원 채용 예정 인원인 70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인턴십을 통해 뽑고, 관계사별 현황에 따라 하반기 채용도 병행할 예정이다.
SK는 다음 달 5일부터 그룹 채용사이트(www.skcareers.com)를 통해 인턴사원 600여 명을 선발한다. 이어 7월부터 2개월간 각 관계사 인턴십을 통해 절반 이상을 신입사원으로 최종 선발한다는 것. 또 인턴 선발 기준을 기존의 학점이나 영어성적 등 이른바 ‘스펙’ 대신 지원자들의 직무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바꿨다. 종전의 영어 필기시험도 폐지하고 BULATS(비즈니스 영어능력평가시험), TOEIC 말하기 테스트 등 실질적인 영어 구사능력을 보여주는 구술시험 성적을 제출하도록 했다. 김영태 SK 기업문화부문장은 “입사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해도 각 분야에서 제 몫을 하는 ‘일 잘하는 인재’를 뽑으려는 것이 바뀐 채용방식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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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도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을 인턴 출신으로만 채용할 계획이다. 포스코 측은 “올해 채용 인원 400명 가운데 대졸 신입 공채 예정 인원은 250명”이라며 “인턴 500명을 뽑아 일을 시켜본 후 이 중 절반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그룹도 인턴의 정규직 채용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을 통해 뽑는 현재의 채용시스템이 인재를 파악하는 데 충분치 않다”며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인턴을 정규직 채용에 우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인턴 700명을 뽑아 80%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LG는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채용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인턴의 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퇴직률이 월등히 낮은 데다 적응력이 높아 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농협은 올 한해 중앙회 550명, 지역농협 600명 등 총 1150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한다. 농협은 “중앙회의 경우 상반기 선발 인원 350명에 대한 지원서 접수를 3월 26일부터 시작한다”며 “지역농협은 하반기(7∼12월) 중 채용일정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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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