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뉴욕 유권자센터소장한 인단체 네트워크 구축 위해15년째 맡아온 소장직 물러나
미국 내 한인사회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동해온 김동석 뉴욕 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52·사진)이 다음 달 말 15년째 맡아온 소장직에서 물러난다.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한인 단체의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19일(현지 시간) 유권자센터에서 만난 김 소장은 “한국 정부가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미 이슈들을 한인들의 ‘풀뿌리 운동’을 통해 해결할 여지가 많다”며 “한인 단체의 네트워크 구축은 1996년 유권자센터를 설립하면서 장기 목표로 세웠던 것”이라고 했다.
강원 화천 출신인 김 소장은 1985년 미국에 유학을 갔다가 정착한 뒤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을 목격한 것이 동기가 돼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해 유권자센터를 설립했다. 미국은 행정부보다 입법부의 힘이 더 막강하고 연방 상하원 의원들을 움직이는 힘도 유권자들이라는 점을 간파해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한인 밀집지역 교회, 시장, 상가 등을 돌며 유권자 등록을 받아 4만여 명의 한인 표를 모았다”며 “한인 투표율이 5% 정도에서 27%까지 높아지니 지역구 상하원 의원들도 한인들의 민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후 유권자센터는 한국인들이 90일 동안 비자 없이 미국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한 한미 비자면제 프로그램 체결, 미 하원의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한인 동포의 미국사회 기여 인정 결의안 등을 주도하며 주목을 받았다.
김 소장은 “21∼2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 회원 자격으로 참석한다”며 “한인들이 AIPAC 수준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벌써 미 의회의 비준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IPAC는 유대계 미국인들의 전국 시민단체 총연합과 같은 조직으로, 연례총회에는 전국에서 8000여 명의 대표가 모인다. 매년 총회 때마다 미국 대통령, 부통령, 하원 의장, 상하원 의원이 대부분 참석한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