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强결합’으로 윈윈… 만성적자 탈출‘도전+관리’ 시너지효과 세계 3위 우뚝대표 번갈아 맡아 공동경영고용승계로 노조 불안 달래
2012년까지 매출 1조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비전 2012’ 기치를 내건 휴비스 임직원들이 지난해 산에 올라 각오를 다지고 있다. 휴비스는 2000년 SK케미칼과 삼양사가 각각 지분 50%씩 출자해 세운 폴리에스테르 전문 기업이다. 사진 제공 휴비스
연간 매출 규모가 1조2000억 원에 이르는 이 회사는 세계 3위 규모의 폴리에스테르 생산업체다. 우리가 입고 덮는 섬유의 43%가량이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누구나 휴비스가 생산한 원사로 만든 옷을 한두 벌쯤은 갖고 있는 셈이다. 의류에 쓰이는 실뿐 아니라 건축 내외장재와 소방용 방화복 등 각종 산업용 섬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10년 전에도 휴비스 앞에 이런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던 것은 아니다.
○ 적과의 동침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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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7000억 원, 자본금 2500억 원으로 출발한 휴비스는 이듬해 또 한 번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집 살림을 차린 뒤 경비 절감과 제품군 보완, 해외 마케팅 역량 결합 등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면서 바로 182억 원의 이익을 내며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출혈경쟁이 사라져 제품을 제값 받고 팔 수 있었고 모(母)회사의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돼 현금창출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화학적 융합으로 신시장을 찾다
출범 초기에는 물리적 융합으로 비용절감을 이끌어냈다면 이후에는 화학적 융합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통합법인 출범 당시 두 회사 안팎에서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양사 노조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새 회사는 이전 두 회사의 임직원을 모두 고용 승계해 노사 분쟁 여지를 없앴다. 급여체계와 복리후생은 두 회사 가운데 후한 쪽을 택했다.
인사 회계 재무 등 주요 부서에는 두 회사 인력을 절반씩 포진시켰다. 삼양사의 생산공장이던 전주공장은 SK케미칼 출신이, 반대로 SK케미칼 울산공장은 삼양사 출신이 공장장을 맡았다. 초대 대표이사는 SK 출신이, 2006년부터는 삼양사 출신이 대표를 맡는 식으로 공동경영 체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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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