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고희 맞이 신작시집“공자가 엮은 시경 305편과 닮아”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딸인 부인 김영주 토지문화관장과 함께한 이 자리에서 김 시인은 2008년 초여름 무렵을 회상했다. “장모님과 생모가 거의 같은 시기에 돌아가셨고 그분들이 가신 직후 거리에서는 촛불이 켜졌습니다. 후에 이데올로기꾼들에 의해 변질되긴 했지만 당시 여성,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건 그 의미가 간단치 않은 거라고 봤어요. 이런 일들이 이 시집이 나오게 된 배경이겠지요. 답답해서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공장에서 생산해내듯 수백 편씩 한꺼번에 썼습니다.” 그는 “내 삶과는 다르다고 해도 가능한 한 다양한 세계를 최대한 반영해 보려 했다”고 말했다.
정운찬 국무총리 인준 청문회 당시 한 일간지에 쓴 정 총리후보자 옹호 칼럼, 이명박 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동행했던 소설가 황석영 씨에 대한 옹호 등 지난해에도 그의 글과 발언은 몇 차례 논란이 됐다. 이를 의식한 듯 시인은 “노무현 정권 때 실망을 많이 해 뭐라고 (쓴소리를) 했더니 날더러 배신자라고 하던데 나는 배신할 것 자체가 없다”며 “(나를 배신자라고 하는) 그들이 일반 국민으로서 시대를 배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좌도 우도 중간도 중심을 세우지 못하고 합리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