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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봉의 돈 되는 부동산]40대는 아파트, 50대는 땅에 끌린다

입력 | 2010-03-08 03:00:00


새봄이 오고 있다. 꽃망울이 터지고 만개한 뒤에는 금세 여름이 올 것이다. 부동산시장도 사람의 인생에 따라 계절을 탄다. 인구가 늘어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지만 인구가 줄어들면 시장이 침체된다. 부동산 가격과 해당 지역인구가 정비례한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부동산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인구는 따로 있다.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는 연령과 소득 계층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매수 의지와 여력이 가장 높은 때는 40, 50대다. 40대는 아파트 등 주거용 주택에 대한 구매 의욕이 가장 왕성하고 50대는 토지 구매 비율이 가장 높은 나이에 속한다. 60대가 되면서부터 부동산 구매 비율이 뚝 떨어진다.

현재 40, 50대의 인구 비중은 최고조다. 이런 현상은 2020년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2000년대 들어 재테크 바람이 불면서 부동산 매입에 공격적 성향을 띤 무서운 30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구 분화 속도도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 1970년대 가구당 6명이던 도시 지역의 가구별 가족 수는 1980년대 4명, 1990년대 2.8명, 2000년대 들어 2.5명 수준이 됐다. 특히 서울은 2010년이 되면서 2명으로 줄었다. 이는 곧바로 시장에 반영돼 주택 구입의 트렌드를 바꾼다. 경기침체와 늘어난 보유세, 가구 분화, 줄어드는 가구원 수가 결합돼 소형주택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최근 3년간 경기침체로 인구 이동이 줄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인구 유입 속도를 보면 몰려드는 인구로 안정적이던 수도권 부동산 투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하는 인구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었다. 세종시, 정부투자기관 이전 등 지방 분산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수도권 전입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도 예상된다.

그러나 인구 증감만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서울 강남이나 경기 성남 용인 화성 고양처럼 수도권 전입인구 정체와 상관없이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도 있다. 또한 인구 증감보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많다. 우선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고, 무주택자가 집 한 채를 보유한 유주택자만큼 많은 데다 학군 및 교통이 좋은 지역에 살기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도 충분하다.

가구 수와 주택 수를 비교하면 주택 보급률은 현재 100%를 넘어섰다. 그러나 도시지역 인구의 48%, 농촌지역 인구의 26%는 남의 집에 살고 있다. 1가구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하고 있고 세컨드 주택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으며 집이 필요하지만 사기에는 경제력이 부족한 가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거시적 통계인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도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일본이 370채, 영국이 410채, 미국이 430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290채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의 문제는 인구뿐만 아니라 매달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는 수입, 즉 경기 상황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