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불황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상반기 미국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할 예정이며, 대우조선해양은 오만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 발전시켜 러시아와 브라질 등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적극적인 글로벌 사회공헌을 통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사진 제공 각 기업
아시아의 美를 세계에 전파하는 관문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국산 화장품을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한 뒤 세계인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1990년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에 들어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세계 5개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향후 새로운 권역에도 순차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적 불황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 아시아 및 신흥시장에서는 공격적 성장 전략을, 선진시장에서는 고급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브랜드 집중 육성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중화권은 핵심 성장지역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중국 내수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라네즈’와 ‘마몽드’를 중심으로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55%의 성장을 이뤘다.
중국 외에도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도 고성장을 이뤄 ‘2012년 중화권 매출 4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설화수’ ‘아모레퍼시픽’ 같은 프레스티지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 홍콩 일본 등 선진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프레스티지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설화수’는 2009년 6월 홍콩 플래그십 매장에 ‘설화수 Spa’를 열어 전통 한방 미학을 알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최고급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하반기에는 중국 고급 백화점에 진출할 계획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아시아나항공▼
다채로운 사회공헌… 글로벌 리더십 갖춘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아시아나의 사랑이 ‘빛’으로 피어나고 있다. 1991년 화산폭발로 생활터전을 잃은 필리핀 아이따족(族)을 위해 이 지역에 태양광 램프와 가로등을 설치하고 있는 것.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굿피플과 함께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현지에 태양광 램프를 설치한 아시아나항공 필리핀 클락영업소 봉사단은 ‘아이들이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꿈꾸며 올해도 태양전등 사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아시아나의 해외 사회공헌 사업은 중국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아시아나는 2008년부터 ‘중국 부녀 발전 기금회’와 손을 잡고 상습적인 가뭄에 시달리는 중국 서부지역 주민을 위한 소형 우물 파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중국 지점 카운터에는 모금함을 설치해 이들을 위한 성금도 마련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이미 1994년부터 ‘사랑의 기내 동전 모으기’를 진행해 올 2월 말까지 49억 원이라는 적지않은 돈을 모았다. 이 돈은 유니세프를 통해 세계 각지의 굶주린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아시아나 측은 “이는 해외에서 쓰고 남은 동전 대부분이 서랍 속에서 사장(死藏)된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된 캠페인”이라며 “아시아나 탑승객들의 사랑이 이뤄낸 작은 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아나의 사회공헌 활동은 국내에서도 세계를 향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및 이주여성들을 위해 모국어 도서를 기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시아나는 작년 8월 경기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에 아시아 8개국의 도서 1800여 권을 기증했다. 최신 베스트셀러 위주의 이 책들은 중국, 필리핀, 러시아, 태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의 아시아나 지사 직원들이 직접 각 국에서 구입해 항공편으로 부친 것이다. 이 덕분에 안산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 3만4000여 명은 모국어로 즐기는 독서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대우조선해양▼
해외 합작회사 통해 새 수익모델 창출
2006년 9월에는 오만 정부와 ‘오만 수리 조선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앞으로 10년간 오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리 조선소의 설계와 건설, 장비 구매 등에 컨설팅을 해주고, 완공 뒤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해 위탁 경영하는 내용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그동안 선박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의 수출에서 조선소 운영 기술이라는 지식 수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투자 리스크 없이 연간 100억 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으며, 중동 지역에 안정적인 수리 조선소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이 지역을 운항하는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계약 기간은 최장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대우조선해양에는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로열티 수입이 예상되며, 조선소 건설기간 설계, 감리, 자재 구매 및 생산인력 교육에 따른 추가 수입도 기대된다. 또 지난해 오만 정부와 두큼 지역 신도시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오만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 발전시켜 ‘기술의 글로벌화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선박이 필요한 곳에 기술을 제공해 현지에서 생산토록 하는 전략으로, 러시아와 브라질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