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일정 취소하면서까지 24~26일 한중일 순방
지난해 12월 8∼10일 북한을 방문한 뒤 동면(冬眠)을 취해오던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보즈워스 대표가 성 김 국무부 대북특사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함께 6자회담 파트너 국가들을 방문해 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워싱턴을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보즈워스 대표 일행이 베이징(北京), 서울, 도쿄(東京)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 세부 체류 일정은 말하지 않았다. 보즈워스 대표는 25일 한국을 방문해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의 3국 순방은 2월 들어 탄력을 받기 시작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무르익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보즈워스 대표는 자신이 학장으로 있는 터프스대 플레처스쿨 출신 정관재계 주요 인사들과 25일 가지기로 한 면담을 갑자기 취소하면서까지 이번 아시아 순방을 강행하는 것이어서 상황의 긴박성이 읽혀진다.
6자회담 재개의 에너지는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6∼9일)과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의 방중(9∼13일)에서 커졌다. 이어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전미외교협회 초청으로 김계관 부상의 3월 방미가 추진됐고 현재는 김 부상의 비자 발급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미 국무부에서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은 2006년 1월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양국의 장관급 전략대화다. 이 회담에는 보즈워스 대표나 성 김 수석대표 중 한 명이 배석할 예정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