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실과 다른 말 하나”… 친박계, 鄭대표 사과 촉구 “친박측 사실은 뭘 뜻하나” 鄭대표 반박… 의총장 떠나 친이 - 친박 첨예 대치 속 ‘靑입김’ 개입여부 촉각
23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정몽준 대표와 유정복 의원은 정 대표가 전날 한 ‘박근혜 전 대표의 이명박 대통령 회동 거부’ 발언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정 대표가 의도적으로 이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해 ‘박근혜 흠집내기’에 나섰다며 발끈했다.
○ 정몽준-친박 정면충돌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 의원은 이날 의총이 열리자마자 신상발언에 나서 정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이후인 4일 박 전 대표는 주호영 특임장관과 만나 ‘대통령이 만나자는 것은 좋은 일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지만 잘못하면 견해차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어 걱정된다’고 했고 주 장관도 이에 동의했다”며 “정 대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닌 걸 말해 오해 소지가 많았고 (이번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발언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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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의 발언 도중 유 의원은 자리에 앉은 채 “(박 전 대표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았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결국 정 대표는 발언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의총장을 떠났다.
○ 정 대표 발언 배경은
정 대표의 전날 발언 배경을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정 대표의 발언이 첨예하게 맞선 친이-친박 간 ‘힘의 균형’ 상태를 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정 대표가 박 전 대표의 면담 거부 사실을 공개하면서 박 전 대표가 대화를 거부하며 고집스럽게 세종시 논의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며 “당 대표로서 세종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기 위한 노력이겠지만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친박 진영이 정 대표 발언의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고 나온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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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세종시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정 대표의 지지율이 안정적인 10%대에 진입했다”며 “박 전 대표의 고집스러운 모습에 실망한 보수층이 정 대표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 진영도 정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양측의 신경전이 이제 전면전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