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경영으로 업계4위 되찾겠다파업-금융위기 내우외환 딛고 작년 재무안정성 업계 최고
정 사장은 3년의 첫 임기 가운데 절반 이상을 ‘비상시국’ 속에서 보냈다.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알리안츠뿐만 아니라 전체 보험업계가 맞닥뜨린 큰 위기였다. 고객들의 보험 해약 러시에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같은 해 초엔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한 노동조합의 파업도 있었다.
이 같은 내우외환 속에서 정 사장이 강조한 경영전략은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단기성과보다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영업체제를 재정비해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정 사장은 “보험은 결국 믿음이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위험관리를 통해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을 다지는 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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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4∼12월 3개 분기 동안에만 576억 원 흑자로 돌아섰을 만큼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초의 한국인 CEO로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는 이런 성과들이 깔려 있다.
정 사장은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현재 업계 5∼6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알리안츠생명의 위상을 4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직원들에게 ‘고객 중심주의’를 강조한다. 고객이 요청하면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보험 업무를 처리해 주는 고객방문 서비스는 고객 중심주의에 기초해 도입한 대표적인 서비스. 지난해 시작된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이 회사를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보험금 신청부터 보험기간 변경, 변액보험 펀드 변경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또 2008년 12월부터는 고객들이 평가한 직원의 서비스를 점수화해 인사고과에도 반영하고 있다.
정 사장은 “외형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질적인 성장”이라며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삼아 영업 절차를 개선하고 기본에 충실한 성장으로 임기 내에 꼭 업계 4위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