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위해 빙상 포기한 오빠“내 몫까지 한다더니 金따내”
“얼짱… 빙판의 신세경… 별명 생겼어요” ‘얼짱’ ‘빙판의 신세경’ ‘꿀벅지’. 하루아침에 여러 가지 별명을 갖게 된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시상식에서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금메달을 확정지었을 때와는 달리 시상식에서 활짝 웃은 그에게 ‘미소녀’(미소가 아름다운 그녀)란 별명까지 붙었다. 밴쿠버=박영대 기자 ▶dongA.com에 동영상
17일 오전 이 선수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집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김인순 씨(49)는 “토리노 올림픽 때의 한을 오늘에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빠 이상준 씨(24)도 “내 몫까지 탄다더니 결국은 금메달까지 땄다”며 기뻐했다.
오빠 이 씨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다. 동생에게 스케이트를 가르친 사람도 그였다. 이 선수는 은석초등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에 빠져 “나도 스케이트 선수를 시켜 달라”고 부모를 졸랐다. 고교 교직원이던 아버지 이 씨는 둘씩이나 스케이트를 시킬 형편이 안 돼 오빠에게 스케이트를 포기하라고 설득했다. 중학교 때 운동을 그만둔 오빠 이 씨는 “동생을 원망한 적도 많았다”면서 “동생도 미안했는지 ‘늘 오빠 몫까지 타고 있다’고 말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씨 부부는 이 선수를 외국에 전지훈련을 보내기 위해 은행에서 700만 원을 빌리기도 했고, 집 지하에 옷 공장을 차려 부업을 하며 뒷바라지했다.
초등-대학교 ‘절친’ 모태범과 함께 한국체대 07학번 동기로 절친한 사이인 이상화(왼쪽)와 모태범이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 이상화의 미니홈피에 올라 있다.
이상화 선수는 집 달력에 자신의 경기일 16일(현지 시간)에 ‘인생역전’이란 문구를 적고 출전했다. 김재명 기자
▲ 다시보기 = 이상화, 한국 女빙속 사상 첫 금메달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