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경제교육 고수 3인 “저축과 투자의 즐거움 깨닫게 하라”
세뱃돈으로 이웃돕기세뱃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경제관과 씀씀이가 달라질 수 있다. 종합건설기계그룹 ㈜혜인의 직원들이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뱃돈으로 아이티 재건을 돕자’며 어린이들로부터 모금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 강방천 회장, 막내딸과 투자 토론
강 회장은 얼마 전 중학교에 진학하는 막내딸과 함께 영화 ‘아바타’를 보고 난 뒤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살지 의논했다. 3차원(3D) 영화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좋겠다는 딸에게 경쟁업체가 많아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토론 끝에 부녀는 입체영화 상영에 일반 영화보다 2배가량 비싼 관람료를 받는 극장에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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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지점장 “남기면 더 보태준다”
김 지점장은 고교생인 두 자녀에게 초등학생 때부터 용돈을 주고 돈을 남겨오면 그 금액만큼 더 보태 꾸준히 저축하도록 했다. 용돈 기입장에 지출 목록을 쓰는 것도 지금까지 자녀들이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게임CD를 사달라고 조를 때면 통장에 있는 돈으로 사라고 한다. 아이들은 자기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해 선뜻 사지 못한다는 것.
김 지점장은 “세뱃돈을 부모가 나중에 모아서 준다며 가져가지만 실제로 돌려주는 일은 많지 않아 신뢰만 잃고 교육적 효과도 없다”며 “작은 돈이라도 자녀가 직접 관리하며 저축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휴일과 주말이면 부산과 경남지역의 저소득층 가장을 대상으로 ‘재테크 강연’을 하는 그는 “일용직에 종사하는 분들이 ‘왜 이런 걸 이제야 가르쳐주느냐’고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자녀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어릴 때부터 돈 관리하는 법을 꼭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차문현 대표, 펀드 장단점 체험 유도
차 대표는 강원도에서 장교로 군 생활을 하는 아들에게 입대 전 월급 130만 원 중 생활비 30만 원을 뺀 50만 원씩을 각각 적금과 펀드에 넣자고 제안했다. 대신 28개월 뒤 모인 돈의 2배를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리스크 없이 연 5%의 이자를 받는 적금과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의 장단점을 스스로 느껴 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달 펀드에서 40%의 수익이 나왔다며 자랑하던 아들에게 “진정한 수익이 아니다”라며 “연 10%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장기 투자하라”고 주문했다. 차 대표 아들은 이제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짤 만큼 경제에 관심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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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