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서울 10곳-전국 53개 일반계고서 운영과학고 못지않은 토론식 심화수업-수준높은 비교과 활동학교차원 개인별 포트폴리오 작성…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
올해부터 일반계고에서도 높은 수준의 수학·과학 교육을 받을 길이 열린다. 서울지역 10개 학교(대진고, 마포고, 미양고, 반포고, 서울고, 신도림고, 여의도고, 잠신고, 창동고, 휘경여고)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53개 고교가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되는 것.
과학중점학교는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거나 이공계 분야에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이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에 가지 않아도 심층적인 과학·수학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점차 확대되는 대입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이공계에 대한 적성과 관심,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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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완 씨(20)는 일반계고에서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조기졸업한 후 지난해 울산과기대에 입학했다. 안 씨가 졸업한 경기 군포시 용호고는 2004년부터 과학교과특기자학교로 운영됐으며 올해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됐다. 중3 때 과학영재학교에 지원했다 2차에서 고배를 마신 안 씨는 용호고에 진학해 과학특기자반에서 과학특성화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안 씨는 매주 16시간씩 수학·과학 방과 후 특별수업을 들었다. 일반 이과계열 학생은 물리Ⅰ·Ⅱ, 화학 Ⅰ·Ⅱ, 생물Ⅰ·Ⅱ, 지학Ⅰ·Ⅱ 중 수능 때 선택할 네 과목을 공부하지만, 과학특기자반에서는 8과목을 모두 공부했다. 수업방식은 토론식으로 진행됐다. 놀토(노는 토요일)에는 KAIST 정재승 교수 등 박사급 강사의 특강을 듣거나 KAIST, 포항공대 견학을 떠났다. 방학 때는 천문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안 씨는 “고교 때 심화수업을 들은 것이 대학에서 전공공부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특별활동시간이나 캠프에서 과학실험을 하고 작성한 보고서로 포트폴리오를 만든 것이 대입 면접 때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고·과학영재학교와 일반계고의 중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계고 중 과학·수학 교과교실제 학교로 선정됐거나 최소 4개 이상의 과학교실과 2개 이상의 수학교실을 갖춘 곳 중에서 지정됐다. 올해 입학하는 1학년들은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체험학습과 과학·수학·인문사회가 융합된 △미래의 지구환경 △과학영화의 역사 △음악속의 과학 등 과학교양과목을 이수한다. 학생들은 비교과 활동으로 △과학·수학 리더십 프로그램 △과학캠프 △연구소 견학 등에 참여하며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차후 입학사정관전형에 대비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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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학중점학교는 어떤 학생들이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과학중점학교에서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이공계열로 대학에 지원한다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조심스러운 예측이다.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 임규형 장학사는 “과학중점과정에서 과학전문과목과 과학융합과목을 수학해 충분히 심화수업을 듣고 다양한 수학·과학 관련 비교과활동을 한 학생이 이공계열에 지원했을 때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학·과학을 좋아하면서 이공계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이 과학중점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과학중점학교 과학중점과정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앞으로 대학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특기나 재능을 보유했거나 입증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에서 학생들은 수학·과학 분야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온 사실을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올해부터 처음 운영되는 만큼 앞으로 탄탄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지, 진학실적은 어떤지를 신중하게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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