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코데즈컴바인 “해외 SPA에 맞서자” 현대百에 개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어떤가요. 한국 진출 첫해인 2005년 300억 원이었던 유니클로의 한국 내 매출은 지난해 1800억 원으로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유니클로의 2020년 글로벌 매출 목표는 무려 5조 엔(현재 기준 약 65조 원). 지금까지 1억 벌을 판, ‘세기의 히트상품’인 ‘히트텍’(보온성 내의)에 이어 이달 초엔 ‘UJ’(유니클로 진)란 저가 청바지도 야심 차게 내놓았습니다. 매달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이 청바지는 2만9900∼4만9900원입니다.
H&M을 비롯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국내 패션·유통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신촌점의 영 패션관인 ‘유플렉스’에 국내 패션 브랜드 ‘코데즈 컴바인’ 매장을 330m²(약 100평) 규모로 열었습니다. ‘한국형 SPA’를 표방하는 브랜드로, 국내 백화점에 이처럼 대형 매장을 열기는 처음입니다. 이 노른자 상권은 H&M이 입점하기 위해 현대백화점과 협상하다 결렬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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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코데즈 컴바인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입점 수수료를 깎아줬을 뿐 아니라 최근 국내 브랜드 중장기 육성 후보군을 정해 메가 숍을 낼 브랜드를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매장 임대업자’란 비난을 사던 백화점의 이 ‘갸륵한’ 시도를 보면서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스스로를 돌아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말로만 SPA 브랜드는 아니었는지, 실패가 두려워 무작정 베끼지 않았는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원가를 줄여 소비자가 꼭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