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도 놀란 ‘한문천재’ 대구 청구고 윤성환 군“수준높은 새로운 연구업적”“논문 더 있다니…” 또 놀라한국고전번역원 會誌 실어… 입학사정관도 “진흙속 진주”
지난해 대구 청구고 2학년 4반 담임을 맡은 노광우 교사는 자기 반 윤성환 군(17)이 낸 과제물을 보고 윤 군을 불러 다그쳤다. 누가 봐도 어른 글씨, 게다가 군데군데 한자(漢字)를 섞어 쓴 모양새가 고2 학생이 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 교사는 이제 윤 군 공책에 한글보다 한자가 더 많아도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역사공부를 하다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원문을 찾아 골똘히 연구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노 교사는 “성환이는 혼자 책 읽고 연구하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조용한 학자 타입”이라고 제자를 소개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처음 윤 군의 논문을 받았을 때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고전번역원 관계자는 “굉장히 수준 높은 글이었다. 내용이 새로운 연구 업적이고 공인된 수준인 건 틀림없었다”면서 “단, 고등학생이 직접 썼는지가 문제였다. 그런데 이미 그 정도 수준의 논문을 많이 썼다는 걸 알고 더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회지(會誌) ‘민족문화’ 1월호에 윤 군이 쓴 ‘고구려 전기의 사면령(赦免令)’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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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 회지 ‘민족문화’ 1월호를 들고 있는 대구 청구고 2학년 윤성환 군. 이 회지에는 윤 군이 쓴 논문 ‘고구려 전기의 사면령’이 실려 있다. 사진 제공 윤성환 군
윤 군은 모든 과목 성적이 골고루 뛰어나지는 않다. 노 교사는 “전형적인 우등생은 아니다”며 “그래도 역사, 사회 분야는 교내 최고 수준이다. 시험성적은 물론이고 실제 지식수준은 따라올 학생이 없다”고 말했다.
묵묵히 책 속에서 자기 길을 찾아온 윤 군의 노력은 대학입학사정관들 사이에서도 잔잔한 울림을 불러일으켰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입학 담당 교수는 “(처음 논문을 보고) 말 그대로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낸 기분이었다. 이런 학생이야말로 입학사정관제에 적합한 학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군은 이 소식을 듣고도 겸손해 했다. 그는 “아직 너무나 깊고 넓은 학문의 세계에 깊이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저 조용히 역사에 대한 열정을 품고 제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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