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부 장관이 5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교육 부조리를 근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계는 어느 분야보다 정직해야 하는데 최근 불미스런 사건들이 터져 불신을 키운다고 개탄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학교 부패' 문제를 안 장관은 이제야 안 모양입니다.
엊그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도록 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초등학교 전현직 교장 5명이 기소됐지요. 영어교실이나 컴퓨터교실 같은 방과 후 학교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정부가 열성적으로 추진한 제도입니다. 그런데 뇌물을 바치고 '운영권'을 딴 업체들은 그만큼 수강료나 교재비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학부모들의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지요. 더구나 이런 업체들이 아이들을 얼마나 잘 가르칠지도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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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학교와 교장들을 감독해야 할 교육청 장학사들도 부패가 만만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얼마 전 "장학사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 주겠다"면서 교사들한테 3000만 원을 받은 서울시교육청의 장학사가 구속됐습니다. 장학사가 되면 서울 강남에 있는 학교의 교장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뇌물과 청탁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상전'들한테 바치는 돈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학교 관련 '업체'들 아니면 학부모들입니다. 학부모들은 부실한 학교교육 때문에 과중한 사교육비에 시달리면서도, 또 내 자식이 교사에게 잘못 보일까봐 촌지까지 바쳐야 하는 이중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이렇게 썩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사교육 줄이기'를 핵심 교육정책이라면서 강력히 추진해왔습니다. 어쩌면 돈을 받은 만큼 치열하게 가르치는 사교육업체가 더 교육적일수도 있다 싶어집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