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라오스를 매우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곧바로 넘어갈 수 있는 데다 밀입국에 해당하는 벌금 200달러(약 23만 원)만 내면 바로 한국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나 태국은 라오스를 거쳐야 하고 베트남에서는 밀입국자들을 한국으로 보내지 않고 있다. 미얀마는 정정 자체가 불안하다.
한국에 가족이나 지인이 있으면 벌금 낼 돈을 송금받을 수 있다. 문제는 한국에 친인척도 없고 200달러도 없는 탈북자들이다. 한국에 친척이 있는 탈북자와 가까워 각서를 써주고 돈을 빌릴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라오스에서 함께 생활하던 탈북자가 먼저 한국에 입국한 뒤 최소한 4개월이 넘는 조사과정을 다 마치고 돈을 부쳐주기를 기다리는 탈북자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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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에 대한 동남아 한국대사관들의 태도는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가까스로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를 승용차에 태워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낸다든가 경찰을 불러 내쫓는 현지 한국대사관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탈북자들의 학습지도까지 해줄 정도로 성심성의를 보여 호평을 받는 대사관도 있다.
이런 각국의 차이점은 지금까지 탈북자 처리에 대한 정부의 통일적인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늦었지만 외교통상부가 탈북자 전담팀을 6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최근 남북이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를 놓고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뉴스들이 적잖게 나오고 있다. 아마 북한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의 국군포로 또는 납북자만 돌려보내준다면 최소한 수십만 t의 쌀과 비료가 북한에 들어갈 것 같다. 이는 금액으로 따져 봐도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라오스에는 200달러 때문에 탈북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헌법에 따르면 이들도 데려와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다.
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