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씻는 물 걱정 이젠 끝”
26일 인천 중구 직원들이 소무의도의 물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설치한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한 물을 살펴보고 있다. 소무의도 해수담수화 시설은 바닷물을 역삼투압 방식으로 처리해 1일 40t의 식수를 생산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인천 중구 무의동 용유12통의 ‘소무의도’ 주민 85명은 요즘 해수(海水)담수화 시설에서 생산한 음용수의 수질검사 결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중구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해수담수화 수질 검사 결과가 양호하다고 판정되면 ‘먹는 물, 씻는 물’ 걱정을 안 하는 세상이 오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섬이면서도 매년 물 걱정을 해 오던 소무의도가 2월 초순부터 물 걱정을 하지 않는 섬으로 탈바꿈한다. 해수담수화 처리시설에서 생산한 하루 40t의 맑은 물을 배수시설을 통해 각 가정에 보내는 것. 소무의도에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섬에서 사용해 오던 우물들이 오염돼 식수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
상수도 없고 우물 오염
급수선으로 물 공급해오다
자체 식수 생산 가능케 돼
유병제 씨(75)는 “소무의도에서는 6·25전쟁 때부터 물이 부족해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어왔다”며 “60년 만에 물 걱정에서 해방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26일 인천 중구 무의동 산1000-1에 설치된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물을 시음해 본 유보선 씨(47·용유12통 통장)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와 비교해도 다를 것이 없을 정도로 물맛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는 최근 간이수질검사를 했는데 탁도나 pH농도 등 여러 항목에서 수돗물보다 좋은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중구는 지난해 11월 30일 대무의도인 용유11통에 하루 100t(1일 300명 사용 가능)의 물을 생산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 시설을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물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66가구 주민 129명의 불편이 해소됐다. 올해는 하나개 해수욕장과 드라마 세트장, 등산코스가 있어 지난해 관광객 30만 명이 몰린 용유10통에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가 추진된다. 이곳은 인천대교 개통 뒤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지만 상수도 개설은 사실상 힘든 실정이다. 박승숙 인천 중구청장은 “해수담수화 처리시설을 이용해 생산한 물은 수돗물에 비해 수질 면에서 손색이 없고, t당 생산원가도 600원에 불과해 섬 식수난 해결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