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골프채의 세계일본산…헤드는 순금으로 만들어 다이아 600개 박힌 퍼터 3200만원1000만∼2000만원짜리도 수두룩 대부분 주문판매…선물용이 많아
고가의 골프채가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화제다. 일본 마루망에서 출시한 마제스티는 아이언과 우드 등 풀 세트로 구매할 경우 1000만 원이 넘는다.
요즘 1000만 원짜리 골프채가 주말골퍼들의 화제로 등장했다.
“1000만 원짜리 골프채는 도대체 어떤 거야?” “그런 거 본 적은 있어?”라며 궁금해 한다. 따지고 보면 쇠막대에 불과한 골프채 한 세트가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하니 어떤 이는 “골프채를 금으로 만들었나!”라고 말한다. 맞다. 정말 비싼 골프채는 금으로 만들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렸던 일제 혼마사의 골프채는 10여년 전 아이언 한 세트가 무려 3000만원에 육박했다. 헤드는 24K 순금으로 도장해 번쩍번쩍하는 게 누가 봐도 비싼 티가 났다. 아이언 세트에 드라이버와 우드, 퍼터까지 장만하면 5000만 원을 넘었다. 최고급 승용차 한대 값이다.
하지만 골프가 많이 보급된 지금, 이런 고가의 골프채를 구경하는 게 쉽지 않아졌다. 요즘 같은 때 누군가 수천만 원짜리 골프채를 쓰고 있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다.
이런 제품은 실제로 사용할 목적보다는 주로 선물용이었다. 이따금은 마니아들의 소장용으로 팔리기도 했다. 서울에서 15년 째 골프용품매장을 운영 중인 K 씨는 “과거엔 고급 골프채를 많이 배달해봤다”고 회상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골프채를 연간 2∼3세트씩 팔았다. 특이한 점은 주문한 사람이 직접 가져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달라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 배달을 간 적도 있었는데, 호화스러운 집에 경비가 삼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제품은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그 경로만 파악하면 어디에서 어디로 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고가 제품일수록 수입량이 많지 않아 거의 주문 판매 형식으로만 이뤄진다. 판매하는 곳도 많지는 않다.
따지고 보면 골프채의 원가는 상상 이상으로 싸다. 금속 값이 그렇게 비쌀 이유는 없다. 브랜드의 이름과 각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조금 특수한 기능 등에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호가 합쳐져 가격이 높은 것이다. 1000만 원짜리 골프채로 쳐도 본인의 기량이 안 되면 OB도 슬라이스도 난다. 고급 골프채가 OB나 슬라이스를 똑바로 잡아주지는 않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