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PMC프로덕션
다윈의 `적자(適者)생존' 가설이 사육되는 개에게도 그대로 들어맞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여기서 `적자'란 사람의 마음을 끌만큼 귀여운 외모의 개를 뜻한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과 미국 홀리크로스 대학 과학자들은 사람이 키우는 개들의 두개골 모양을 조사한 결과 믿을 수 없을 만큼 극도의 다양성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자연선택이 사람이 선호하는 다양한 형태의 인위적 선택으로 대체됐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위해 사육되는 개들의 두개골 형태를 식육류에 속하는 여러 동물 종들의 두개골과 비교했다. 식육류는 개와 고양이, 족제비, 사향고양이, 물개, 바다코끼리 등 대부분의 육식성 포유동물이 속하는 동물군이다.
연구진은 "우리는 흔히 진화를 느리고 점진적인 과정으로 생각하지만 사육되는 개에서 나타나는 믿기 어려운 다양성의 폭은 지난 수 백년 사이, 더 좁게 말하면 현대적인 순종 개 사육 방식이 정착된 지난 150년 사이에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육식류 전반의 역사는 최소한 60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 이는 진화에 있어 선택이 얼마나 강력한 역할을 하는지, 또 종, 심지어 과(科)를 구분 짓는 다양성의 수준이 단일 종 내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사육되는 개를 사냥개와 목축견, 경비견, 애완견 등 기능별로 구분해 비교한 결과 애완견의 두개골에서 다른 기능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다양성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개들이 역할보다는 외모를 기준으로 키워지기 때문에 육식류의 범주를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두개골 모양을 가질 수 있게 됐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람이 키우는 개들은 사냥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라면 멸종으로 이어질만한, 호흡이나 씹기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화를 일으키고도 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자연선택이 인위적 선택으로 대체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