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 미치는 영향中 출구전략 예상보다 빨라금리인상 논의 활발해질듯
코스피 27.23 하락중국이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해 출구전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7.23포인트(1.60%) 떨어진 1,671.41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125.50원으로 1.90원 올랐다.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거래를 마친 딜러들이 다소 지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미옥 기자
그러나 현 수준의 유동성 환수 조치가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세를 꺾기에는 미약하고, 중국 정부가 지준율과 달리 파급 효과가 큰 금리 인상은 국제 공조를 통해 점진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 중국발 긴축신호, 한국 수출 기업에 악영향
중국에서 날아온 긴축신호는 국내 수출 기업에는 악재(惡材)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국이 한국의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9%로 2위인 유럽연합(EU)의 12.8%에 비해 배 가까이로 크다. 또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흑자 409억8000만 달러(잠정치) 가운데 중국과의 교역에서 올린 흑자는 308억2000만 달러로 75.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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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탁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당초 시장에서는 지준율 인상이 3월 말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3개월 정도 빨라진 것”이라며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으면 제2, 제3의 지준율 인상과 함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중국의 견실한 성장, 한국에 도움 될 수도”
중국의 긴축신호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지준율 인상은 중국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배경으로 거품 증세를 보이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과열을 방지하려는 것일 뿐 중국의 소비나 투자를 저해할 만한 극약 처방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경원 CJ경영연구소장은 “지금까지의 유동성 환수 조치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고 그 강도도 올해 9∼10%로 예상되는 중국 경제의 높은 성장세를 꺾진 못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성장이 계속되는 한 한국 경제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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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의 긴축신호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에서도 중국과 같이 대출 증가가 꾸준한 데다 과잉유동성 이슈가 도사리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인 호주에 이어 중국도 출구전략을 시작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명분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중국의 긴축정책과 국내 기준금리 인상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